과거에 없던 새로운 전염병들..
에볼라니 조류독감이니, 그리고 요즘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종플루까지
신종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으로 인해 새로운 질병에 대한 공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에겐 이런 신종 질병들의 대부분은
외국의 어디는 난리가 났다더라는 식의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것이 다행이라면 참 다행이지요.
정작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주변을 휩쓸고 있는 것은
'신상'이 아닌 '구제' 또는 '복고'입니다. (써놓고 한참 생각하게 되네요. 과연 적절한 비유인지...)
바로 후진국형 전염병이라고 하는 'A형 간염'입니다.
최근 여의도 금융가가 발칵 뒤집혔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곤 했습니다.
A형 간염이 직원들 사이에 대유행을 하면서 입원을 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심지어 죽은 사람까지 있다는 소문이 돌았죠.
아니 세상에... 요즘 세상에 간염 예방주사 안맞은 사람도 거의 없을테고
피를 섞어 의형제를 맺기라도 하나 웬 간염에 걸렸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지?
저도 쓰러지기 전까지는 이렇게 생각했...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쓰러지고 나서야
나도 간염에 걸릴 수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 간염에 안 걸린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간염 항체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나름 풍부한 상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간염에 대해서만은 정말 무지했던 것이죠.
제가 A형 간염에 걸렸다고 하자 어떤 동료는
'다행이다. 난 B형이라서' 이러는 게 아닙니까 OTL
자기 혈액형은 B형이니 A형 간염엔 안걸릴 거랍니다.
헉~ 아무리 몰라도 그건 아니지 나도 혈액형은 O형이라구...
무지를 벗어나기 위해.. 공부했습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간염에는 A,B,C형의 3가지 형태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D,E,G형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많지 않은가 봅니다.)
우리가 흔히 '간염 예방접종을 했다', '간염 항체가 생겼다'는 식으로 말할 때는
보통 B형 간염을 말합니다. B형 간염은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간염 보균자'라는 말도 대부분 B형 간염에 해당됩니다.
B형 간염은 그만큼 널리 퍼져있고 심각한 질병이기에 국가가 앞장서서 예방과 관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모자감염의 빈도가 많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만성간염으로 간경변,간암으로 발전하는 무서운 병이죠.
저희 할머니께서 B형 간염을 가지고 계셨나봅니다.
아버지를 비롯해 고모,삼촌들이 대부분 간이 안좋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B형 간염 보균자로서 정기검진을 받아오시다가
결국 간암이 발병해서 한동안 병원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지금은 암을 이기시고 정상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B형 간염의 대표적인 경우라 볼 수 있습니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만큼 대중적(?)이진 않지만
감염경로와 증상, 만성화되는 특성까지 B형 간염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A형 간염은?
대변,물,음식물 등을 통해 감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흔한 후진국형 전염병입니다.
아래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발췌한 A형 간염에 대한 자료입니다.
질병관리본부 http://www.cdc.go.kr/kcdchome/
- 위생수준 향상과 더불어 고유행→증등도 유행→저유행 지역으로 점차적으로 이동하면서 발생연령도 증가함
- 고도 유행지역은 감염대상이 주로 소아에서 무증상 또는 경증으로 감염되어, 자연항체가 획득되므로 15세 이상
감염자는 드물고, 집단발병도 흔하지 않으나,
- 중등도 유행지역은 소아들보다는 고 연령에서 발생하며, 저 유행지역에서는 항체를 획득할 기회가 줄어들어 비교적
고 연령층에서 발병이 늘어나며, 집단발병의 위험도 안고 있음
- 6세 이전에 감염은 무증상 또는 경증으로 나타나나, 6세 이상에서는 임상증상을 동반한 현증감염이 특징임
○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부터 A형간염 백신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소아인구의 예방접종이 증가한 반면 일부 연령층의
항체 양성률은 급격히 낮아짐
- 2006년 조사결과 1-4세 55.6%, 5-9세 47.2%, 10-14세 13.6%, 15-19세 8%, 20-29세 15.8%로 10세 이하의 항체양성은
주로 예방접종으로 인한 항체획득 인구로 추정되나,
- 1997년 이전 출생한 10세 이상 연령층은 위생환경개선으로 자연면역 획득이 안 되고, 예방접종으로 인한 면역도 없는
상태로 감염가능성이 높은 고 위험집단임
○ A형 간염은 연령에 따른 항체양성율에 따라 4가지의 감염 패턴을 보인다(Bell, 2002, 그림 1, 2). High endemicity를
나타내는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대부분의 A형 간염 감염이 소아기에 일어나고, low endemicity를 보이는 북아메리카나 서유럽 국가의 경우 소아기에 A형 간염의 발생이 거의 없어 대부분의 인구가 성인기 이후에도 감염이 가능한 상태에 있게 된다. A형 간염은 6세 이하의 소아에서 감염된 경우는 증상이 없거나 또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6세 이후의 소아나 성인에서 감염되는 경우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고 합병증의 발생이 높아진다.
위 자료의 지도에 나타난 바와 같이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의 구분이 명확합니다.
마치 경제지표를 나타내는 지도로 잘못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것은 A형 간염의 지역별 발생빈도를 나타내는 지도입니다.
후진국형 전염병이라고 일컫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A형 간염은 한 번 앓고나면 영구 면역이 됩니다.
몸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기면 죽을 때까지 걸리지 않는 것이죠.
또 한가지 독특한 특징은
- 6세 이전의 감염은 무증상 또는 경증으로 나타난다
유아기에 감염되면 가벼운 몸살정도 하거나 증상이 없어 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지나가 버린답니다.
부모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병을 앓고 낫는다니 독특하지 않습니까.
자연히 항체가 생겼을테니 A형 간염에 대해서는 평생 면역이 되겠지요.
그러나 꼬마들에겐 우스운 이 병이 나이 든 사람일 수록 웃지 못하게 만듭니다.
∘ 소아의 경우 A형 간염에 걸리면 대부분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2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급성 간염이 유발되고 한 달 이상 입원이나 요양을 해야 하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
∘ 침상 안정, 적절한 영양공급 등의 보존적 치료
(그저 잘 먹고 무조건 쉬어야 된다는 뜻)
∘ 회복기까지 금주, 성관계 피할 것 (상대가 예방요법 받을 때까지)
∘ 급성 A형 간염의 경우 85%는 3개월 이내에 임상적, 혈액학적으로 회복되며, 이후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과 달리 만성화되지 않고 대부분 완전히 회복됨. 그러나 연령이 증가하거나, B형 또는 C형 간염 등의 만성 간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간염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됨.
A형 간염은 B,C형과는 달리 급성간염입니다.
한 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눈에 띄는 속도로 악화되고 결국 환자를 KO시킵니다.
경험해본 결과 저 역시도 버티다 버티다 말 그대로 '떡실신'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꼬마들은 이 병을 우습게 이겨낸단 말인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떡실신까지 갔다가 대부분 다시 회복이 되는 병이라니 천만다행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간염도 마찬가지겠지만
- A형 간염의 치료제는 아직 없다
결국 자연적으로 낫지 않으면 (스스로 병을 이겨내지 않으면) 치료가 불가능한 병입니다. ㅎㄷㄷ
그럼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는 건 뭐냐... 하는 분들이 분명 있겠죠.
물론 병원에서 치료를 받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
감기 치료하듯 열이 나면 해열제 먹고, 구토가 나면 구토억제제를 처방하듯
심한 증상에 대해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을 하는 치료입니다. 이것을 대증요법이라고 한답니다.
즉,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처방을 이것저것하면서
몸이 스스로 회복하고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환자의 대부분이 자연 회복하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입니까.
비율은 적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고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어
결국 간이식 상황까지 가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하다가
A형 간염으로 인해 간이식을 하신 분의 사례도 보았습니다. 5000만원이라고 하더라구요. T.T
결국 요즘의 20~30대에 유행하는 A형 간염에 대해 정리를 해보면 이렇습니다.
2. 전쟁직후 5~60년대의 어려운 시기에 유아기를 보낸 부모님 세대(50대 이상)는
환경 탓에 대부분 A형 간염에 노출되어 있었고 감염되었다. 그러나 유아기 무증상으로 인해
A형 간염이라는 병명조차 모르고 지나갔다. 항체가 생겼고 영구 면역이 되었다.
3. 70~80년대 경제발전과 더불어 점점 넉넉하고 서구적인 환경으로 변화되었으며 위생상태가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이로 인해 A형 간염이 크게 줄었으며 이 시기에 유아기를 보낸 많은 20~30대는 A형 간염에 노출되지 않았다.
4.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한층 선진국화 된 환경으로 인해 A형 간염에 아예 노출되지 않거나
부모들의 인식으로 인한 예방접종으로 인해 항체를 갖고 있다.(A형 간염은 필수 예방접종 아님)
5. 따라서, 유아기에 A형 간염에 노출되지도 않았고 예방접종도 하지 않은 20~30대 젊은이들은
A형 간염에 무방비 상태로 지내오다 한 번 감염되면 강력한 증상으로 병을 앓는다.
6. 또한 A형 간염은 수인성 전염병이므로 함께 생활하는 또래 직장인들을 A형 간염에 노출시키며
이들 역시 무방비 상태로 감염된다.
이상이 요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원인입니다.
평생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던지
아니면 아예 아주 어릴 때부터 A형 간염에 노출되어 있어서 영구 면역이 되던지
이도 저도 아닌 20~30대 젊은이들은 A형 간염에게는 그야말로 '구멍'이자 '틈새시장'이 되고만거죠.
제가 입원했을때 의사 선생님께서 그 세대는 대부분 유아기에 A형 간염을 앓았을테니 항체를 가지고 있지만
아버지에게 혹시 모르니 A형 간염 항체 검사를 해볼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간암치료 경력을 가지고 계시고 현재도 계속 정기검진을 받고 계시기 때문에
혹시나 면역이 없는 상태에서 저에게 옮기라도 한다면 아주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죠.
검사 결과는 예상한대로 면역이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아버지는 A형 간염을 앓은 기억이 없는데도 말이죠. 역시 유아기때 우습게 이겨내신 것일까...
입원 투병기를 쓴다면서 A형 간염에 대한 설명만 늘어놓았네요.
2편에 제가 겪은 실제 증상과 회복기를 올려야겠습니다.
며칠에 걸쳐 조금씩 쓰니 글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창피하네요.
참, 몸살기가 있는 것 같은데 병원에서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어도 잘 낫지를 않는다면
요즘 같은 때엔 A형 간염을 의심해보시고 검사해달라고 하세요. A형 간염은 피검사로만 알 수 있습니다.
동네 내과 의원에서는 A형 간염 검사 하지 않아요.
A형 간염으로 입원하시는 많은 분들이 동네 내과에서 주는 몸살약만 줄창 먹다가
병 키워서 실려오십니다. 저도 그랬구요.
그리고, A형 간염 항체가 없으시다면 꼭 예방 접종하세요.
2번에 걸친 예방접종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여러가지 말들이 많지만
A형 간염에 걸리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해요.
일단 입원하면 모든 게 올스톱이고 병원비도 아무리 적게 들어야 예방접종비용의 10배 이상듭니다.
1편은 참 지루한 내용이었지만
곧, 지루하지 않고 생생한 2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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